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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O N D O N

08. 런던의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아름다워, Christmas comes more than once a year

 

 

 

30/11/2019 - 08/12/2019

 

회사를 더 빨리 퇴사했다면 더 길게 다녀왔을
짧디 짧았던 7박 9일

 

남자친구와 친구들을 보기 위해 3개월 반만에
다시 찾은 나의 런던 🎄💗

 

이번 비행은 영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인
British Airline (BA)와 함께 비행했다.

 

인천 - 런던 히드로 직항 12시간 비행기였다 :)

 

항상 장거리 비행 전에는 와인 엄청 마시고
비행기 타서도 와인 계속 마셔서
기절하듯이 자는게 내 스킬이었는데
그거는 내렸을 때 만날 사람이 없어야지만 가능하다..

 

그렇게 술 잔뜩 먹고 자다가 내리면 온 몸에서 술냄새와
못 씻은 냄새가 나기 때문..
게다가 남자친구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을 그 상황에는
정말 ideal이 아니었다.



 

그래서 너무 정직하게 주는 밥 먹고 영화보고
물과 차만 엄청 마시고 덕분에 12시간 비행동안 3시간밖에 못 잤더니 7박 9일 내내 시차적응하느라 내내
엄청 힘들어했다 😂

 

나의 제일 친한 친구그룹 중 한 명인 소피가
자기가 내 크리스마스 카드에 쓰려고 연습했다면서
비행기 타기 전 찍어서 보내준 <사랑한다>

진짜 내 친구들이지만 내가 이들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

 

비행기 내리기 전에 런던땅이 보이는데 눈물이 핑 돌면서
집에 왔구나라는 생각에 펑펑 울었다.

감격과 안도감 그 중간 어디쯤의 감정이 들었던 것 같다.

비행기가 예정시간보다 거의 한시간을 일찍 도착해서
이제 자동입국심사기에 줄도 안 서는데 올리 안 도착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비행기 내려서 자동입국심사하러 가는 길에
화장실에 들려서 얼굴 한 번 더 체크하고 공항 와이파이
연결했더니 올리한테 자기 도착해있다고 천천히
나오라고 연락이 와있었다.

알고보니 비행기 어플로 변경사항 같은 것을 계속
체크 중이었어서 이미 알고 있었던 것 :)

 

울지말아야지 소리 지르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
출구로 나가고 있었다.

올리가 너 나오면 바로 왼쪽에 있을게라고 했는데
이미 걸어가면서 눈물이 고여서 시야가 흐려진 상태로 나갔더니 올리를 한 번에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의아해하고 있을 때, 검정코트를 입은 사람이 걸어오는게 보였다. 올리가 내가 마실 커피 사두고 기다리고 있어서 그거를 흘릴까봐 조심히 오고 있었다.

다짐은 어디로 가고 눈에 보이자마자
울면서 달려갔던 것 같다.
정신차리니깐 이미 엉엉 소리까지 내면서 우는 중이었다😂

올리가 얼굴 좀 보여줘 이래서 올려다보니깐
올리도 눈물 잔뜩 고여서는 엄청 예쁘게 쳐다봐줬다.

진짜 장거리연애가 이어질 수 있는 건
이 감정 때문인 것 같다.
오랜만에 재회를 할 때의 그 벅차오름은 장거리연애를 한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리가 찍어준 민 in God’s Own Junkyard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한 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하는
거리였는데 내가 예전에 살던 동네인
Walthamstow쪽에 잡아놨었다.

올리가 운전을 하면서도 계속 신호 걸릴때마다 날 계속 보고 있고, 우리 좋아하던 노래 같이 들으면서 갔다.

올리랑 있으면 그게 제일 좋다.
말을 딱히 많이 나누지 않아도 안정감이 딱 온다.
날 전혀 불안하게 하는 상황이니 올리의 마음을
의심하게 되는 상황을 절대 만들지 않는다.

 

잠을 충분히 자지못한 비행이었기에
첫 날은 일찍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피곤했다.

올리가 나를 예전부터 데려가고 싶어했던
God’s Own Junkyard라는 곳에 오늘 괜찮을거 같으면
가자고 했어서 낮잠 자다가 준비하고 갔더니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네온사인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고
안쪽을 따라 들어가면 Bar가 있어서
간단한 음식과 알코올 주문이 가능했다.

Walthamstow에 1년을 살았는데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는 지 전혀 몰랐다. 엄청 숨겨진 곳이었어서
정말 로컬들만 있는 곳이라 너무 좋았다.

 

 

그렇게 첫 날은 간단하게 칵테일만 마시고 푹 자고 일어나서
둘째날 일정을 시작했다.

일요일은 올리랑 놀다가 오후 3시부터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었다. 애들이 내가 돌아온 기념으로 Sunday Roast를
잘 하기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이 날은 하루종일
먹고 마시기로 한 날이었다. 시차 적응을 못해 상태가
좋지 않았어서 걱정이 되었지만
친구들을 만나는 것만으로 모든게 충분했다.

Liverpool st. The Culpeper

 

언젠가부터 양고기를 되게 좋아했던 것 같다.
로스트디너는 작년 크리스마스때 요셉네 집에 가서
요셉엄마 비비가 해준 게 마지막이었다.

 

로스트 디너의 제일 설레는 부분은 고기와 야채와
Yorkshire pudding에다가 Gravy를 잔뜩 뿌려먹는 거다.

우리나라에서는 gravy를 찾을 수가 없어서 한국 떠나올때 애들이 인스턴트 가루 큰 통을 선물해줬다.

 

애들이 우리 드디어 완전체네
너가 없는 3개월 반이 1년 같았어 이러면서
계속 안아주고 내 사진을 잔뜩 찍었다.

난 정말 인복이 많구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가득 들었다.

 

나와 알렉스는 양고기, 요셉과 소피는 소고기를 시켰다.
진짜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에는 이유가 있었다.
진짜 부드럽고 양에서도 잡내 하나 나지않고 너무 맛있었다.

 

그 다음날 출근한 알렉스가 보내온 사진
내가 일했던 러쉬매장 아이패드에 아직도 애들이 찍은
내 사진과 내가 손님 없을 때 찍은 셀카가 그대로 남아있다 🥺💗

 

셋째 날이었던 월요일에는 내 또다른 친구 그룹인
Snack Crawl을 만나는 날이었다 :)

같이 일하던 친구들이랑 간식투어 다니는 그룹을 만들어서 정기모임을 했는데 😋💗
내가 너무 아끼는 친구들

 

겨울마다 먹기로 약속한 Dark Sugars에 가서
아이리쉬 핫초콜렛을 먹고 몸을 뜨뜻하게 뎁혔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더 좋았겠지만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일정을 조금 타이트하게 짜놓았어서
다음 일정인 올리와의 Winter Wonderland에 가기 위해
하이드파크로 이동했다.

이번 여행 내내 시차 적응 실패로 인한 속 울렁거림에
시달렸기에 놀이기구는 롤러코스터만 타고
환상의 집? 들어가서 착시거울들과 미로가 있고
땅이 흔들리는 그런 놀이기구를 탔다.

우리의 본목적은 윈터 원더랜드의 아이스링크를
가는 것이었어서 미리 예약해둔 아이스링크 시간에
맞춰 입장을 했다 ❣️

(선예약제, 가격은 1인당 18파운드 정도일 것,
음료 반입금지, 스케이트 안쪽에서 무료대여)

올리는 뭔가 자기가 손잡아주면서 스케이트 타는 걸
잡아주는 그런 로맨틱한 데이트를 생각하고 예약한 거 같았는데, 나는 어렸을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인천 3위를 했던 스케이트 영재 출신이다...
난 나름 미리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예전이라고 얘기해서 내가 지금까지 잘 탈 거라는
생각을 안 한 것 같다 😂

그 전체 30-40명 되는 사람 중에 내가 제일 잘 탔다 하하

타고나와서
너가 이렇게 잘 타는 거였으면 말을! 해줬어야지!
이러면서 꿍시렁 거리길래

나 얘기했잖아 선수 준비해야 하나 생각했다고~

아! 다음에는 너가 못하는 거 내가 가르쳐줄 수 있는 걸로
가는거야 예전에도 골프 가르쳐주려고 데려가니깐
나보다 훨배 잘 치고 오늘 스케이트는 뭐 말 할 것도 없고!

그래서 8월에 돌아가면 당구치러 가기로 했다.
볼링은 올리 이번에 2월에 한국오면 치러 갈거다 히히

근데 올리야 나 사실 당구도 나쁘지 않게 쳐..
볼링은 정말 잘 치고...^^

너의 여자친구는 운동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으렴 :)

 

넷째날인 화요일에는 예전 살던 집을 찾아가
같이 살던 친구와 점심을 먹고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고
요셉과 소피의 집이 근처라서 그 집에 가서
비행기를 바꿀 계획을 세우고 BA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바꾸는 표 값이 내 왕복 티켓값이랑 차이가 별로 안 나서 일주일 더 있으려던 나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소피가 만들었다는
Welcome Back Home Min이 걸려있었다.

이거보고 들어가자마자 또 엉엉 울었다.
난 진짜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거야.

소피랑 요셉이랑 비행기 바꾸는 걸 실패하고 우울해하고 있을때 소피가 민 밥 해줄게 요리하자 이래서
요셉은 리조또를 하고 소피는 스프를 요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리도 전화와서 데리러 온다고 하길래
애들한테 올리도 와서 같이 먹어도 돼? 이러니깐 당연한 걸 왜 물어보냐 그래서 올리도 왔다💗

이 때까지도 12월 3일 화요일이 엄청 특별한 날이
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다.

올리가 저녁에 날 위해 예약해둔 곳이 있다고
서프라이즈라고 일정에 안 알려줬던 날인데
소피&요셉 집에 와서도 애들한테만 알려주고
나한텐 계속 안 알려줬다 😢

그렇게 넷이서 간단하게 밥 먹고 보드게임하고
올리랑 나는 예약해둔 곳으로 이동했다.

Old Street NightJar

 
영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트하는 사이가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나랑 오늘부터 만나자해서
사귀는 일은 거의 없고,

캐주얼 하게 데이트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서로 다른 이성은 완전히 만나지 않고
서로만을 만나고 있으면 exclusive dating으로 넘어오게 되고, 서로 친구들을 소개할 정도로 완전히 연인관계가 되면 굳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연인관계인게 된다.

우리는 내가 런던을 떠나오기 전 서로에게 라벨을 붙이지
말자라고 얘기를 하고 온 상태였다.
내가 런던을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학사가 아닌
석사로 돌아갈 예정이었기에 붙는다는 확신도 없었고
돌아가도 2년에서 2년 반 후의 일이기 때문에
아직 어린 우리들에게 너무 긴 제약을 둔다고 느꼈다.

그래서 원래는 한국을 돌아오면 연락 횟수도 조금 줄이고
서로의 개인생활에 조금 더 충실하다가 돌아오면 완전히
만나자라고 얘기를 했었다.
(근데 또 서로 다른 사람은 만나지 말자고 얘기함)

둘 다 장거리연애를 다른 사람들과 실패한 경험이 있기에
서로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하기로 했지만 사람 마음이 쉬운가
런던에 있을 때보다 연락 횟수가 잦았고, 영상통화도 일주일에 두번씩은 꾸준히 하면서 장거리연애를 했다.

올리가 이 날 저녁에 데려간 곳은 리버풀스트릿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Old Street의 NightJar는 재즈클럽이었다.

평소에 우리 둘 다 재즈음악을 매우 좋아해서
런던의 숨겨진 재즈바로 예약해둔 것이다 💓

마음 쓴 게 보이는 선물이라 너무 고마웠다.
칵테일과 피아니스트의 라이브공연을 정말 가까이서
지켜보니 너무 좋았다.

여기서 끝이 난 게 아니었던게
올리가 우리 장거리 한 거에 대해 어떻게 느꼈어라고
운을 띄우길래 나의 솔직한 마음을 얘기했다.

난 좋았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만났을 때
더 좋고 우리는 우리 나름의 build up을 떨어져 있을때도 계속 해나갔기에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올리도 자기도 그렇게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 라벨을 서로 안 붙이기로 했지만 나는 너와 훨씬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들고 너랑은 장거리를 하는게
서로를 붙잡아두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연애의
또 다른 형태라고 느껴지고 사실상 우리는 연애를 이미
하고 있지만 더 확실히 해두고 싶은데

너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 라고 했다.

진짜 눈물 또 고일 거 같았는데 잘 참고
당연한 거지만 물어봐줘서 고마워라고 했던 거 같다.

 

확실하게 하는 게 잘 없는 문화인 걸 알기에
나를 배려해주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고마웠다.

 

그렇게 12월 3일은 매년 챙겨하는 기념일이 되었네
내년에는 1주년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니 머리 아프겠군..! 아니 매년 그러겠네..

그래도 매 해 겨울이 챙길게 많아서 따뜻하고 정신없게 지나갈 거 같아서 그건 좋다 :)

수요일에는 내가 전시회나 갤러리 가고 싶다고 해서
올리가 예약해야지 갈 수 있는 곳인
Sir John Museum을 예약해뒀다 :)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그림도 많고 개인이 보유하고 있었던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돈을 내면 들을 수 있는 private tour도 있었다.


이 날은 저녁에 친구들이랑 공연을 보러 가기로 해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코벤트가든에 먼저 가서
올리랑 다음 날 올리아빠한테 줄 작은 선물을 사고
저녁을 먹으러갔다.

 
올리가 찍어준 코벤트가든의 크리스마스 트리 앞 민 💝

친구들을 만나서 와인 한 잔 하고 공연을 보러 갔다 :)

그리고 피자를 야식으로 땡기고 술도 더 먹으러 감 히히

적으면서 느낀건데 나 되게 술을 왜 이렇게 못먹지
이러면서 한탄했는데 이렇게 적고 보니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 거였다 :)

그리고 대망의 목요일!

내가 올리의 강아지 테스를 너무 만나고 싶어해서
우리 숙소에서 한 시간 정도를 운전해야지 갈 수 있는
올리의 집으로 갔다 :)

그리고 올리 아빠 모리스가 내가 좋아하는
mince pie를 사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남자친구 부모님을 처음 뵙는 자리라서
살짝 긴장했는데 올리보다 더 스윗하고
사랑이 많은 분이셨다 🧡

영국은 펍이나 카페, 대중교통에 애완동물을 데리고
갈 수 있다. 물론 펍은 음식점과 같이 하기에 되는 곳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지만 대체로 되는 편!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펍에 갔고 테스는 옆에서 조신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손 앉아 굴러
너무 다 잘하는 애기 테스

Guildford Cozy Club

 
그렇게 테스랑 엄청 예쁘고 큰 국립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고 비가 밤에 오기 시작해서 테스를 데리고 집에 내려주고 모리스랑 차 한 잔 더 하고 나왔다.

올리가 길퍼드에 되게 귀여운 펍 있는데 가볼래?
이래서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길퍼드 시내로 가서
Cozy Club이라는 곳에 가 칵테일을 한 잔 더 마셨다❣️

눈물의 이별을 또 해야했던 부분은 사실 적기가 힘들다
적을 때마다 자꾸 울컥하기에..

그래서 밑에는 금요일 토요일의 사진들로!